화폭에 옮긴 서부시장의 노인들 (200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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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신문 작성일2007.12.25 조회5,019회 댓글0건본문
제목 : 화폭에 옮긴 서부시장의 노인들
날짜 : 진주신문 2001/11/20
글쓴이 : 진주신문
화폭에 옮긴 서부시장의 노인들
박춘우씨 개인전 25일까지 예림화랑
해방과 전쟁공간을 헤쳐나오면서, 경제발전의 그늘 속에 묻혀 살아온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얼굴을 표현한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큰들문화예술센터 단원인 박춘우(28. 사진)씨가 서부시장의 5일장 골목에 앉아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을 캔버스에 옮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정구가 부른 대중가요의 한 대목인 "두만강 푸른 물에"라는 제목을 단 박씨의 첫 개인전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시내 예림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큰들문화예술센터 창립 16주년을 맞아 작품전을 열고 있다.
박씨가 선보인 30여점은 모두 인물화다. 그 대상은 우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다. "두만강 푸른물에-나의 18번"이란 작품은 술 한 잔 걸치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부르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았고, "박장대소"라는 작품은 그 그림을 보고 있는 이조차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실감나게 그렸다.
"허허"라는 이름이 붙은 한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담은 그림은 인상적이다. 흰 머리에 회색점퍼를 입은 할아버지 모습에다 먹으로 검은 바탕을 한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온갖 세상살이 속에서 어이없는 일을 당했을 때 갖는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박씨는 작품의 대상을 찾기 위해 서부시장 5일장에 나온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을 익혔다고 한다.
이처럼 박씨가 대상으로 삼은 인물은 서민이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아이들 생각에 잠 못들어 하는 실향민의 얼굴, 자신의 신념을 꺾지않고 몇십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 장기수들의 얼굴도 보인다.
박씨 그림의 특징은 인물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소재도 특이하다. 광목에다 주로 먹을 사용하였다. 광목은 비단이나 삼베처럼 고급스럽지 않고 소박한 서민의 정서를 잘 살린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은 먹만 사용한 그림도 있다.
박씨는 안동출신으로 안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영남수채화작가회, 영양향토작가회 등에서 활동했다. 풍물 공연에 남다른 기량을 갖고 있어 마당극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에 큰들문화예술센터에 입단, <논개쟁탈뎐>에 출연하기도 했다.
▲박춘우씨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