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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통일 마당극 출현 의미있는 발걸음 (월간 민족21 /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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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21 작성일2007.12.25 조회4,8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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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 과천마당극제의 국내 작품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양한 소재와 주레를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 원래 마당극이라는 장르가 시사적인 소재로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겠고, 매년 마당극제에 올려지는 작품을 보면서 현재 시점의 마당극의 흐름과 경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농민, 노동, 환경, 장애우 이야기, 거기에 이어 통일을 주제로 다룬 작품도 세 편이나 눈에 띈다. 바로 놀이패 신명의 <꽃등 들어 님오시면>, 민족예술단 우금치의 <꼬대각시>, 큰들문화예술센터의 <흥부네 박 터졌네>이다. 각각 전라도 광주, 대전, 경상남도 진주를 본거지로 각각의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력있는 세 단체가 똑같이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일단 흥미롭다. 놀이패 신명은 1982년 광주지역 대학교 탈춤밤 출신들이 본격적인 사회문화운동으로서 마당극 운동을 모색하며 만들었던 극회 광대로 활동을 시작한 단체로, 전남지역 마당극의 전형을 확보한 단체로 평가받는 단체이다. 민족예술단 우금치는 1990년 창단 이래 15편의 창작 마당극 공연을 활발히 해 온 단체로, 2000년 문화관광부 전통연희 개발공모에 선정된 <쪽빛황혼> 순회공연 등으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마당극 극단중의 하나이다. <마당극계의 저력있는 세 단체> 큰들문화예술센터는 1984년에 지역문화예술단체로 활동을 시작, 최근 몇 년 동안 현실을 풍자한 다양한 레파토리의 마당극을 창작하여 주목받고 있는 단체이다. 특히 근래의 작품을 주도하고 있는 작가 겸 연출가인 박세환씨의 경력이 눈에 띄는데 바로 민족예술단 우금치에서 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젊은 작가로, <흥부네 박 터졌네>는 과천마당극제 2001 마당극 극본 공모당선작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컵을 겪으면서 '세상이 또 변하려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랜 기간 한민족이 풀 수 없었던 '레드 콤플렉스'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이미 역사는 흐르고 있고, 세대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것은 정말 '통일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 좋은 생각까지 하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마당극계의 저력있는 세 단체의 통일 마당극은 기존의 통일 마당극과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하는데 충분했다. <꽃등 들어 님오시면>과 <꼬대각시>는 분단 전후의 좌익 이데올로기 대립, 그 가운데에서 희생된 민중들의 아픈 과거를 다루었다는 점과 각각 '다시래기 놀이'와 '별신굿'을 통해 그 원혼을 위로하는 굿으로 펼쳐진다는 점이 매우 비슷하다. 집단 학살로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이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혼자 살아남은 길수, 그가 50년이 지난 뒤에야 시신도 없는 가족들의 장례를 치루어 준다는 것이 <꽃등 들어 님오시면>의 기본 줄거리다. '다시 낳다' '다시 생성하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거움을 갖는다'는 뜻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진도 '다시래기 놀이'는 마을에 초상이 났을 때 호상일 경우 상주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사물 반주에 맞추어 노래와 춤을 추며 밤을 새워 놓던 상여놀이이다. 구천을 떠돌던 가족 영령이 장례에 맞추어 고향 찾아가는 장면들이 애틋하게 가슴에 남고, 양북춤 등이 어우러지는 전라도식의 질퍽한 골계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꼬대각시>는 좀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 작품이다. 2002 월드컵 문화예술 작품 공모 당선작이라는 배경을 가진 작품으로 연출가 류기형 씨는 "월드컵에서 표방하는 평화와 화합이라는 주제를 살리기 위해 분단된 국가의 현실을 작품으로 형상화했고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쉬우며 한국의 전통 문화를 맛볼 수있도록 만들었다"라고 밝힌다. '꼬대각시'란 '꼭두각시'의 충청도 방언으로 전쟁 광기의 꼭두각시가 되어 서로 죽이고 죽였던 현실을 이야기하는 제목이라 한다. 별신굿의 전통굿 형식과 깃발춤, 지전춤 등이 풍성하고 화려하게 펼쳐지는데, 연출가가 밝혔듯이 월드컵 문화행사로 기획된 작품인 만큼 깊은 주제적 접근보다는 볼거리에 집중한 듯 하다. 이들에 비해 <흥부네 박 터졌네>는 전혀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다. 위의 두 작품이 억울하게 죽어간 힘없는 민중들의 원혼을 달래는 굿이라면, <흥부네 박터졌네>는 고전속의 인물들을 엮어 현정치상황을 풍자하는 놀이판이다. 제비다리를 고쳐준 덕에 흥부는 남남골의 대갑부가 되고, 변사또는 북녀골이 남남골을 노리고 있다며 흥부를 위협해 방위분담금조로 거액의 돈을 뜯어낸다. 이때 북녀골에서 놀부의 아들 몰용이 찾아와 북녀골을 도와주라고 청하나 흥부는 매몰차게 쫒아낸다. 줄거리가 이렇게 전개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무척 재미있다. 과천마당극제처럼 어린이나 노인 등 온 가족이 주요 관객일때 공연하기에 아주 적당하다. <남남골 북녀골 가로막는 박 터뜨리기>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의 '정형'을 교과서처럼 정확하게 활용하고 있는 작가 박세환 씨는 마당판에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리는 방법을 치밀하게 계산학 있다. 일견 촌스러운 듯 보이는 웃음 속에는 신랄한 풍자 정신이 숨어 있다. 젋은이들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을 때 '통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숫자도 꽤 나왔다고 한다. 실제로 통일 마당극을 공연해도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 같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도 "부담없는 통일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박세환씨는 말한다. "너무 따지지 말자는 거죠. 통일로 가는 과정이 너무 어렵고 힘들어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즐겁게 서로의 마음을 합쳐 하나가 되었을 때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박세환씨는 실제로 작품을 만들 때 어떤 관객들이 작품을 보아줄까를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통일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통일을 기쁘게 맞이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흥부네 박 터졌네>는 과천마당극제 극본 공모 당선작으로 올해 마당극제에서 초연되었다. 박세환씨와 극단측에서는 과천 공연을 중심으로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그 준비가 철저해서인지 과천 마당극제 공연작 중 최고의 인기를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 마당인 '통일굿판'에서는 관객 모두가 하나되어 남남골과 북녀골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박을 터뜨리며 흥겨운 통일 굿판을 벌인다. 한편, 과거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꽃등 들어 님 오시면>과 <꼬대각시>를 보면서 '현실'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연극 평론가 김소연씨는 '현실과의 긴장'을 놓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90년대와는 다른 새로운 공간, 즉 '야외 공간'이라는 물리적 측면과 불특정 다수의 관객이라는 '관중의 변화'는 마당극의 창작에 많은 영향을 주어왔다. '통일 축하' 세 단체 합동공연 볼 날 언제일까 새로운 공간의 대중들이 이념적 지향이 명확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라는 점이 역사의식의 부재나 역사에 대한 무책임한 냉소, 그리고 현실과의 대결을 방기하는 것을 부추기거나 용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보적 연극운동으로서 마당극의 역사를 환기하지 않더라도 현실에 대한 치열한 긴장은 그야말로 좋은 예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라고 말한다. 사실 1990년대 초반까지 '현실적 긴장감'을 가지고 작품을 창작해왔던 마당극 운동은 변화된 외부적 조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침체기를 겪어왔고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꽃등 들어 님 오시면>와 <꼬대각시>또한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갖지 못하고 개별 작품들의 성취에 한정되는 현재 마당극의 경향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통일 마당극 세 편을 보면서 느낀 것은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을 바탕으로, 지역에 기반한 (<꽃등들어 님오시면>은 '진도다시래기 놀이', <꼬대각시>는 '충청도 전통 놀이')전통 연희의 재창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다른 연출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본다. '통일'은 모두가 똑같이 하나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각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다양한 통일 작품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점 자체가 이미 하나의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본다. 하루빨리 통일된 그날 이 단체들과 함께 통일 축하 연합 마당극을 공연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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