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바로 서는 그날을 위해(20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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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원대신문 작성일2007.12.25 조회5,080회 댓글0건본문
제목 : 언론이 바로 서는 그날을 위해
기사게재일 : 창원대신문/2002/7/15
기사작성 : 김지혜 기자 jhkim@cwup.changwon.ac.kr
'소문야 방성대곡'의 시연회를 다녀와서
언론이 바로 서는 그날을 위해
"언론은 일단 터트려보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우리 공장에서 포르말린을 이용한다는 보도를 했었지. 우리 가족들과 공장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지고 우리 아이는 부도덕한 부모의 아들이라는 말을 들으며 손가락질을 받아야했어. 그리고 그들은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었지. 용서할 수 없어"
지난달 28일(금)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언론풍자극 '소문야방성대곡'의 시연회가 있었다. 무책임한 언론과 편파, 왜곡 보도가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풍자하고 관객들에게 언론개혁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신문으로 갈기를 만든 '종이호랑이'를 넘어달리고 때리기도 하며 마당을 한바퀴 돌며 북, 징, 장구, 꽹괴리를 들고 신나게 한판을 벌인다. 언론과 우리는 각자의 자리를 지켜야하며 언론이 스스로 권력화 되지 않고 함께 비판하며 살아가야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 '그 망할 놈의 소문 때문에 목놓아 통곡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자.
희망원이 위치한 자리를 얻기 위해서 희망원 원장을 부도덕한 인물로 만들어 버리는 언론. 기사 몇 줄은 후원자의 발길을 끊게 하고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만든다.
이들을 벌하기 위해 1인 시위를 나서는 희망원 원장과 점쟁이를 찾아 해결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무책임한 언론 때문에 죽어갔던 원혼들과 만나게 된다.
"요즘은 사이버시대, 점쟁이도 통신으로 신과 접속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등장하는 사이버시대의 점쟁이는 전파를 받을 수 있는 모자를 쓰고 찢은 흰종이를 나풀거리는 막대를 들고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곧 언론에 한이 맺힌 원혼을 불러내어 어느새 분위기는 고조되고 음악소리는 점점 커지고 빨라져 절정에 이른다.
'방성대곡살'이 끼친 희망원원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을 모아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쟁이의 말을 들은 마을사람들은 언론의 사과문을 받기 위해 나선다. '홈페이지에 항의 메일보내기','항의 전화하기', "그라고 신문넣지 마소"라고 말하기,'서명받기'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피라미드 방식으로 끈질기게 알려내기 등의 방법을 통해 사과문을 받았다는 지나간 사건들을 빠르게 소개하는 그들. 배우들은 마당극에서만이 아니라 관객에게 '당신이 언론의 제자리 찾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묻고 있었다.
탁구치는 모습으로 재미있는 기사만 선정하는 장면과 낚시하는 모습을 통해 돈을 잡으려는 언론과 권력을 잡으려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연은 끝났지만 언론개혁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리라.
김지혜기자 jhkim@cwup.ch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