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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기억하며 평생 큰들에 남겠다(200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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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신문 작성일2007.12.25 조회4,9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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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들꽃을 기억하며 평생 큰들에 남겠다 기사게재일 : 진주신문/2002/7/8 기사작성 : 임수현 기자 진주신문이 만난 사람 - 큰들 미술담당 박춘우씨 들꽃을 기억하며 평생 큰들에 남겠다 '큰들'에서 미술일꾼으로도, 배우로도 몸담고 있다는 박춘우씨를 만나기 위해 예하리 공연 연습실을 찾아갔다. 길이 어찌나 좁고 험한지 시껍했다. 게다가 연습실은 개 키우는 곳을 빌려 쓰는 탓에 수 십 마리 개들이 철창 속에서 짖어대 살벌했다. 하지만 정작 거기서 먹고자고 땀흘리는 큰들 식구들은 태연했고, 태풍이 몰려오기 전 놀이 보기좋고, 하얗게 핀 개망초 군락은 그림 같았다. 덥고 좁고 길도 함한 곳에서도 전연 불편한 기색 없이, 손님의 식사 여부를 묻고, 배려하는 큰들 사람들은 하나같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오늘 만나기로 한 박춘우씨는 진주 사람이 아니다. 경북 안동 깡촌에서 태어났단다. 대체 무슨 인연으로 돈(?)도 안되는 큰들 일을 하고자 거기서 진주까지 오게 된 것 일까. 재작년 4월 〈홍의장군 곽재우〉공연 때 이미 큰들에서 배우로 일하던 후배 소개로 무대그림을 그려주러 온 것이 인연.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졸업 후 선배와 액자집을 하던 그는 막연히 기회가 생기면 문화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는데, 큰들 식구들과 첫만남이 예사롭지 않았다. 첫 만남인데도 큰들 사람들은 전혀 딴사람처럼 대하지 않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좋았단다. "문화의 가장 기본은 사람이고, 그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는 박씨는 마침 함께 일해보자는 큰들 쪽의 제의를 생각해보겠다며 안동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6월 그는 다시 진주로 돌아왔다. 물론 부모님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훗날 흰머리가 됐을 때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이 잘산 일이라는 믿음"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이 되레 큰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자신보다 큰들 식구들이 먼저 부모님 생신이며 자질구레한 일까지 챙겨주기 때문이다. 박씨는 어렵게 미술대학을 들어갔다. 안동에서도 한참 들어간 촌이 고향이었는데-미안한 말이지만 박씨는 정말 촌놈처럼 생겼다- 주위에 보이는 건 산뿐이고, 그냥 그것들을 그리는 게 놀이이고 일상이었다. 중학교 때 미술선생님 밑에서 그림을 공부하다 고등학교 들어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것도 고등학교 선배의 도움으로 그가 운영하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릴수 있게 된 것이다. 미술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부모님에겐 비밀이었다. 대학에 입학해서야 부모님께 사실을 알렸다. 물론 대학을 스스로 힘으로 다니겠다는 의지를 맑혔다. 박씨는 3학년때까지 고등학교 시절 미술을 가르쳐줬던 선배 화실에서 일해주며 숙식을 해결했고, 장학금을 받았다. 다시 큰들 얘기로 돌아가, 박씨는 현재 큰들 공연 때 소품 무대그림과 관련한 일은 물론 배우로도 무대에 서고 있다. 배우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점점 배우하는 재미가 드는 모습이다. 이태 동안 큰들에 있으면서 잊혀지지 않는 일에 대해 물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작년 큰들 총무였던 김경미 누나가 돌아가신 거죠. 주위에서 가까운 사람이 죽은 걸 처음 봤습니다. 아무말도 안하고, 표시도 안 냈는데, 보면 어떤 일이든 이미 다해놓고, 늘 뒤에서 서 있는 사람이었죠." 이런 기억 때문인지, 그는 올해 11월 큰들 기념공연과 맞춤해서 두 번째 개인전의 의미도 김경미씨를 위하는 것에 두고 있다. 주로 인물화를 그리는 박씨지만, 올해에는 우리풀꽃 답사모임 '들풀지기'를 맡았던 경미씨를 위 '들꽃'을 주제로 한 그림전을 계획하고 있단다. 민들레, 엉겅퀴, 개불알꽃을 좋아한다는 그가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하다. 박씨는 말하는 내내 큰들에 대해 처음 가졌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큰들 식구들에 대한 믿음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연 가식이 아니다. 그래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그런 것은 없는지 조심스레 물어봤다. 하지만 박씨는 "평생 큰들에 남아 일할 것"이라며 약간 벌어진 앞니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었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하며 꿈을 다져 가는 사람의 얼굴은 그랬다. 임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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