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프리뷰-공연]<여자, 죽자, 살자> ‘호주제’ 썩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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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시우 작성일2007.12.25 조회4,760회 댓글0건본문
이시우 기자 / lsw@dominilbo.com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호주제 폐지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들. 도내 한 극단에서도 마당극 형식으로 호주제와 남아선호사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여성극 한 편을 올려 시선을 집중시킨다.
오는 20·21일 세 차례 공연되는 <여자, 죽자, 살자>는 올해 여성부 공동협력사업 선정작이며, 진주 YWCA와 국내 대표적인 마당극 전문단체 큰들문화예술센터가 공동으로 준비한 작품. 내용은 세 여성의 여전히 바뀌지 않는 뒤웅박 인생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두 딸의 어머니면서, 한평생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한씨. 한씨의 큰 딸인 재숙도 남편의 폭력에 견디지 못해 이혼한 뒤 재혼한다. 하지만 재숙의 딸 새봄이는 새아버지와 성이 달라 새 학기마다 호적등본을 떼야 해 가슴부터 두근거린다. 한씨의 둘째딸 경숙은 딸만 둘 낳아 시어머니의 아들타령이 지겹다. 할머니(한씨), 어머니(한씨의 두 딸), 외손녀(새봄이)로 이어지는 한씨 모녀 3대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는 셈이다.
여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다소 논쟁적인 내용에 비해 형식은 마당극이 가진 신명을 살렸다. 또한 진주오광대의 신장놀음을 빌려와 다섯 명의 여자오광대가 풀어내는 신나는 앞풀이, 아기 장수 신화·삼신 할미의 등장 등 전통적인 요소를 곳곳에 곁들였다. 더불어 예전 즐겨부르던 민중가요 ‘딸들아 일어나라’와 젊은 남편의 외도, 시어머니의 괄시로 목 매달아 숨진 새 색시의 한을 노래한 ‘진주난봉가’ 등을 경쾌한 분위기로 바꿔 극 중간중간에 삽입해 재미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고동업씨는 “70대 할머니에서 고등학생 손녀로 이어지는 이야기라서 관객층도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드라마가 주는 잔잔한 감동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후 7시, 21일 오후 3·7시 진주 청소년 수련관 다목적 강당. 일반 1만원·학생 5000원. (055)742-08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