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해학 가득 신명난 굿판 (호남신문 / 2002년11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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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남신문 작성일2007.12.25 조회4,879회 댓글0건본문
2002/11/16
[마당극]풍자·해학 가득 신명난 굿판에 담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언론
큰들문예센터 마당극 `소문야방성대곡' 선봬
`아니면 말고' 식의 추측성 보도, 편파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서민들의 삶을 혼란과 파탄으로 몰고가는 언론의 각성을 촉구하는 풍자극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신문고를 울려라'로 언론 풍자극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큰들문화예술센터가 두번째로 제작한 `소문야방성대곡'이 오는 19일 오후7시 광주 5·18기념문화관 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일제시대 을사조약의 무효와 을사오적을 고발했던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작품은 `그 망할 놈의 소문 때문에 목을 놓아 통곡하노라'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서민들의 위에 군림하는 언론의 횡포를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조롱, 총 7막의 공연 내내 웃음을 준다.
주요 배경은 `희망원'이라는 고아원.
희망원 서원장과 고아원 출신 일간지 박기자, 역시 고아원 출신 의남매들인 김포장과 미스황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미장원 등 서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을 중심으로 엮어지는 작품은 풍물꾼과 기수들의 신명나는 굿판으로 시작된다.
희망원 부지에 지하철 역사가 들어선다는 정보를 입수한 고아원 후원회장 유사장은 서원장을 협박, 땅을 넘겨받으려 한다. 이같은 제안을 거절당한 유회장은 앙갚음으로 언론과 결탁, 서원장을 파렴치한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에 격분한 희망원 식구들은 기자들의 일방적인 보도와 후원자·동네 주민들의 멸시를 딛고 각고의 노력과 투쟁끝에 언론사의 사과를 받아내지만 기사가 준 타격과 상처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은 정정보도에 분노하고 만다.
마지막 뒷마당에서는 언론개혁을 다짐하는 희망원 사람들과 관객들이 어우러져 신명나는 춤을 추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공연에서는 또 비대화된 언론, 선거정국에서 특정후보 밀어주기로 정권 창출에 개입하는 언론, 특종전쟁에 내몰린 기자들의 터트리기식 보도로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등 언론의 `일그러진' 모습이 호랑이춤, 만담 등을 통해 익살스럽게 표현된다.
여기에 출연자들의 과장된 동작, 개그 프로그램 유행어를 무색케 하는 촌철살인의 대사, 영화음악을 우리 가락으로 편곡한 연주가 어우러져 재미와 통쾌함을 더한다.
문의 062-650-3156, 234-0767.
/정윤희기자 yuny4@hona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