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도시 창원, 민중놀이를 만나다(2004년 8월11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7.12.26 조회4,700회 댓글0건본문
공업도시 창원, 민중놀이를 만나다
창원 마당극 페스티벌 <흥부네…>등 노동현실 담아내
이시우 기자 lsw@dominilbo.com
중공업 중심의 산업근대화의 산실인 공업도시 창원. 중공업·남성 노동자·환경오염 등으로 압축되면서 80·90년대, 그리고 지금까지도 국내 노동운동의 메카를 자처해온 도시다.
하지만 이 도시의 이면에는 그렇게 생성된 노동자가 만들어내는 문화라고 할만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한때 진보적 대안문화처럼 얘기되던 마당극은 오히려 창원에선 낯설었다.
이 낯선 양식이 올해부터 매년 낯선 만남을 이어간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마·창지부와 풍물굿 베꾸마당이 함께 마련한 창원 마당극 페스티벌이 1회를 맞은 것이다.
오는 21·22일 이틀동안 창원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근대산업화의 상징인 공장과 공장 노동자의 생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 곳에 농경사회 민중놀이의 상징이던 풍물과 탈춤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마당극과의 만남이란 면에서 낯설다.
하지만 이 어울리지 않음을 어울림으로 향하기 위해 공연 전 ‘지금-여기’에서 마당극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우선 마련했다.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최재우 부이사장(경북 성주 전국민족극 한마당 집행위원장)이 ‘마당극의 현 주소와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오는 17일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세미나를 마련해 불편함을 넘어 어울림을 향한 다양한 얘기를 쏟아낼 예정이다.
21일과 22일 선보이는 4편의 연극과 마당극들은 본격적으로 이 낯설음 속에 비슷함을 발견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내용적으로도 환경·통일·여성·노동문제 등을 담고 있어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21일 오후 7시30분에 공연되는 개막작 진주큰들문화센터의 <흥부네 박 터졌네>(연출 박세환)는 흥부와 놀부, 심청과 심봉사 등 고전의 인물들과 사건을 빌려와 거꾸로 선 한국적 현실을 큰들식의 풍자로 그려낸 마당극이다. 배꼽잡는 웃음 속에 분단과 통일에 대한 염원, 척박한 노동현실을 함께 담고 있다.
22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하는 대전민족예술단 우금치는 큰들보다 한발 빨리 명실상부한 국내의 대표적인 마당극 단체로 자리잡은 공연단체다. 무대에 올리는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연출 김인영)은 남성위주의 사회 속에서 어려움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통 타악과 현대적인 효과음을 함께 빚어 통쾌한 풍자와 해학으로 엮어낸다.
이외 5·18 광주민중항쟁을 연극으로 지속적으로 다룬 광주극단 토박이가 어린이들에게 환경과 자연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만든 <날아라, 나비야>(연출 신동호, 21일 오후 4시), IMF 외환위기 직후 양산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재미와 의미를 함께 담아낸 대구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지키는 사람들>(연출 박연희, 22일 오후 7시30분)도 의미와 재미를 함께 담고 있는 공연들이다.
이번 페스티벌 준비로 분주한 풍물굿 베꾸마당의 우대식 대표는 “창원이 국내 노동운동의 메카라지만 전통 민중문화와는 단절된 공간이라도 과언이 아니었다”면서 “올해는 1회라서 비록 큰 마당을 열지 못했지만 이 낯선 만남을 계기로 우리지역 민중문화의 방향을 매년 모색해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엮어내겠다”고 말했다. 4인 가족권 2만원, 전체관람권 일반 2만원·학생 1만원, 개인권 일반 1만원·학생5000원. (055)273-9766, 011-876-0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