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유적지서 즐기는 연극-수원화성연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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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일보 작성일2007.12.26 조회4,904회 댓글0건본문
수원 화성 유적지서 즐기는 연극
17~28일 해외4개국 작품 포함 총 12편 공연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그리스, 이탈리아의 유적지에서 오페라가 공연되듯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 화성(華城)에선 국제연극제가 열린다. 오는 17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개최되는 ‘제8회 수원화성 국제연극제’다.
지난 96년 축성 2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된 연극제는, 유서깊은 수원 화성의 실내외에서 ‘자연, 성(城), 인간’을 주제로 펼쳐진다. 이를 위해 화성 행궁에 특설무대를 설치, 일부 작품을 공연함으로써 유적지의 분위기를 한층 북돋우며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연극제 참가작품은 프랑스 러시아 일본 콜롬비아 등 외국 4작품과 국내 8작품 등 총 12편. ▲‘정글 이야기’ ‘러시아 인형 서커스’ ‘또채비 놀음놀이’ ‘기차’ 등 아동극 ▲‘한여름밤의 꿈’ ‘오서방 이야기’ ‘우리나라 우투리’ 등 가족극 ▲‘사랑에 빠진 악마’ ‘흥부네 박터졌네’ ‘알레그로 바르바로’ 등 관객참여극 ▲‘삼등병’ ‘도조지’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이게 된다. 또 국내 기획작품으로 펼쳐질 ‘6070난타패’의 ‘실버 난타’와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갈라쇼’ 등도 한여름의 더위를 잊게 할 공연들이다.
◈‘오서방 이야기’〓극단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가 화성행궁 특설무대에서 공연하는 창작극.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극 ‘병사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아 새롭게 만들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해 풍자하며, 공연의 현장성을 살리는 구성과 한국 전통 연희의 해학적이고 함축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했다.
◈‘삼등병’〓극단 ‘창작 스튜디오 제12언어’의 작품. 매일 밤 반복되는 지루한 보초 근무 중에 벌어지는 세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원하지 않는 군대생활을 하는 젊은 병사의 갈등과 꿈을 그렸다. 3장으로 나눠진 에피소드에서 극중극, 시·공간을 초월하는 유희, 치열한 앙상블 연기 등 다양한 연극문법이 펼쳐진다.
◈‘한여름밤의 꿈’〓극단 ‘여행자’의 레퍼토리로 한여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적’ 셰익스피어 작품이다. 원작의 모티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산삼캐는 아주미, 실수연발의 도깨비 등을 등장시켜 토속적인 냄새를 물씬 풍긴다. 지난 2002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엔 이집트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올해 폴란드 말타 연극제 참가 등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작품이다.
◈‘기차’〓극단 ‘초인’이 공연하는 무언극. 기차표를 잃어버린 엉터리 마술사 부부가 기차에서 쫓겨나면서 앵벌이 남매를 만난다. 돈이 필요한 마술사 부부는 앵벌이 남매가 하듯 길거리에서 구걸을 해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앵벌이 남매는 구걸한 돈을 포주에게 모두 빼앗기고 구타 당한다. 포주의 악랄한 행동으로 인해 마술사 부부도 싸움에 휘말리지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우리나라 우투리’〓극단 ‘돌곶이’가 전통적 마당극 요소를 도입, 양주 별산대 놀이와 꼭두각시놀음에서 대사와 움직임을 따왔다. 한국의 전통 놀이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기존의 ‘김광림 연출’에서 ‘이상우 연출’로 바뀐 첫 공연으로 색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글이야기’〓극단 ‘미추’의 가족뮤지컬로 키플링의 ‘정글북’을 새로운 시각으로 구성한 작품. 19세기 후반의 인도를 배경으로 정글에서 길을 잃고 늑대 가족 손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의 모험이 주요 줄거리다. 출연진이 동물들의 특성을 의인화해 펼쳐보이는 연기가 압권이다.
◈‘또채비 놀음놀이’〓공연창작집단 ‘뛰다’의 가족극으로 재활용품을 이용, 연주도 하고 소품으로도 사용한다. 인형극, 가면놀이, 하얀 그림자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전개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악기의 리듬이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이밖에 큰들문화센터의 ‘흥부네 박터졌네’와 해외 초청작품으로 프랑스의 야외음악극 ‘알레그로 바르바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인형극장의 인형극 ‘서커스’, 콜롬비아 마당극, 일본극단 ‘야마노테 기조사’의 ‘도조지’ 등이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