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들가요제 청소년 수련관서 열려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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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일보 작성일2008.01.05 조회4,637회 댓글0건본문
큰들가요제 청소년수련관서 열려
“멋지다, 멋져! 친구 짱!”
지난 23일 오후 8시 진주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제3회 큰들가요제.
공연장의 문을 열자 무대 위에서 열창하는 친구들을 응원하느라 연신 외쳐대는 아이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지난해까지 큰들청소년가요제로 열렸던 행사가 세 번째를 맞이하는 올해는 큰들가요제로 이름을 바꿔 참여대상을 만25세로 늘려 지난 15일 80여명의 예선을 거쳐 11팀이 벌이는 이번 본선대회는 중학생 1명, 대학생 1명에 주로 고등학생이 대부분.
무대에 서는 아이들은 긴장한 나머지 가사를 까먹거나, 무대매너도 점수에 포함되기에 아이들 나름대로의 어색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그 열정만큼은 아마추어라기보다는 마치 중앙무대에 서있는 프로가수 같다.
이에 못지않게 객석도 마찬가지. 자신들의 친구가 아니더라도 열창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면 연신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들이 청소년들이 마음 편하게 즐기고 외쳐댈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부족한 듯 보였다.
이날 지난해 큰들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해 축하무대에서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안치용(진주고3)군은“무대에서 내려왔는데도 아직도 떨려요, 지난해 수상을 했을때는 학교에서도 1등이라 불리고 시내에 나왔을 때는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어 신기하고 놀라웠어요”라며“훌륭한 가수가 되고 싶지만 집에서 반대도 있고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공무원이 되서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건지 계획도 있어요, 하지만 노래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고 취미나 아니면 얼굴없는 가수처럼 평생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본선대회가 끝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무대 옆 대기실은 약간의 긴장감이 도는 듯 했지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아이들은 느닷없이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한다.
이날 본선에 유일하게 참가한 대학생 송민미(진주산업대 동물소재과학과2)씨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번 무대에 설수 있었다며 “본선무대에 오르게 해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 가수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연습할 겁니다” 라며“학교에서는 제가 막내위치인데 여기서는 제가 제일 언니이자 누나예요, 물론 참가자 중에 제일 나이가 많긴 하지만 실력은 이 아이들이 더 나아요, 얼마나 잘 하는데요”라고 말했다. 이날 이 학생은 수상의 영광을 안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대상을 차지하고 참가자 중 유일한 중학생인 황수연(경해여중3)양은 지난 15일 예선에서 트로트를 불러 관객들의 환호성을 받은 친구. 하루 만에 곡목을 바꿔서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정말 상을 받을 줄 몰랐다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황수연양은“앞으로 훌륭한 가수가 되고 싶지만 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하세요, 지금은 엄마가 조금 이해해주시지만 열심히 해서 부모님 걱정 안 끼쳐드리게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날 딸과 함께 딸의 친구를 응원하러 왔다는 김정미(43.진주 신안동)씨는“아이들이 이렇게 노래를 잘 할 줄 몰랐고 마치 가수를 보는 것 같아요”라며“요즘 공부 때문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가끔 이런 자리가 있어 너무 좋은 것 같고 어른들이 이곳에 한번 씩 와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가요제 심사를 맡은 큰들 전민규 대표는“해가 거듭될수록 아이들의 실력이 상당히 향상된 것 같다”며“앞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끼를 살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큰들이 조금이나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두 시간여 동안의 가요제가 성황리에 끝난 공연장에는 관객들이 모두 빠져나가 텅빈 객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열정으로 더위가 가시지 않는 듯 했다.
김정희 기자
등록시간 2005-10-24 20: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