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로 차려진 "밥상을 엎어라" (2005/05/10)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북대신문사 작성일2008.01.05 조회4,707회 댓글0건본문
수입농산물로 차려진 ‘밥상을 엎어라!’
◇ 마당극 ‘밥상을 엎어라’의 한 장면 <자료사진>
농가부채와 수입농산물의 공세에 신음하는 우리 농촌의 아픔을 마당극으로 표현한 이들이 있다. ‘밥상을 엎어라’라는 작품을 통해 ‘수입농산물로 차려진 밥상’을 엎고 우리 농촌을 우리 손으로 지켜가자고 호소하는 ‘큰들문화예술센터’(이하 큰들)의 진은주 기획실장을 만나봤다.
“땅은 우리의 모태이며 농업은 우리의 젖줄”이라고 말하는 진 씨. 이번 ‘밥상을 엎어라’에서는 ‘외국 농산물의 범람과 쌀 시장 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절망’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 왜 말렸습니꺼? 아무런 희망도 없는데 왜 못 떠나게 했습니꺼? 참 해도 해도 안되네예.” 농지를 차압당하고 정신이 나가버린 아버지. 어머니는 화병으로 세상을 뜬지 오래다. 주인공인 우식은 아버지를 모시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가지만 느는 건 빚 뿐이다. 대박을 터뜨려야 빚도 갚는다고 생각해 일명 ‘로또 농사’에 뛰어들지만 수입농산물과 쌀 시장 개방으로 망하고 이에 절망한 우식은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떠나려 하는데….
진 씨는 “마당극 속 모습이 오늘 날 농촌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를 비롯한 단원들은 농촌의 실상을 담아내기 위해 농촌을 찾아다니며 농민들과 어려움을 함께했다.
“농작물 크는 거 보모 꼭 자슥 새끼 크는 거 같은데, 세상에 자슥 버리고 가는 부모가 어디 있드노.” 떠나려는 우식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기적적으로 제정신을 되찾고, 아버지의 설득에 우식은 다시 한 번 생명의 땅 농촌에서 희망을 일궈 내리라 다짐한다.
“밥이 농민들만의 주식은 아니듯 농업 역시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하는 진 씨. 그의 말처럼 모두가 농촌의 아픔을 함께 나눌 때 우리 농민들의 가슴에도 희망이 여물지 않을까?
조승호 기자
jsh04@kn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