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농촌마당극 '밥상을 엎어라'(20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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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마이뉴스 작성일2008.01.05 조회4,612회 댓글0건본문
알짜배기 농촌마당극 '밥상을 엎어라'
큰들문화예술센터, 전국 10곳 공연
윤성효(cjnews) 기자
▲ 마당극 "밥상을 엎어라" 공연 장면.
ⓒ 큰들문화예술센터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이하 '큰들')가 농촌마당극을 만들어 전국 순회 공연에 나선다. 큰들은 농협문화복지재단 후원으로 마당극 '밥상을 엎어라'를 만들었다. 특히 소외된 농민들의 문화복지 향살을 위해 농협·농민단체와 함께 공연을 벌이기로 해 관심을 끈다.
이 마당극은 수입농산물로 차려진 식탁을 엎고 우리 농산물로 된 밥상을 차리자는 내용이다. 모두 다섯마당으로 되어 있는데, 농촌의 현실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총각 우식을 통해 농촌 현실을 풀어낸다. 앞마당에서는 춘삼월에 풍년기원제를 지내는 대목이 나온다.
"고사상 꼴이 이게 뭐꼬?"
"와요? 수입밥상 처음 보요?"
이어 "토종농민 똘똘 뭉쳐 수입밥상 엎어보세, 자~ 밥상을 엎어라!"면서 신명나는 풍물굿이 시작된다.
두번째 마당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분주한 우식의 일과를 그렸다.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다보니 모든 대소사는 그의 몫. 사람들은 "우식아, 여기 트랙터가 고장이 났다" "우식아, 여기 이앙기 설명서에 뭐라고 적혀있노!"라며 그를 부른다.
세번째 마당에서는 손수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읍내 시장으로 나간 불티리 주민 왕할매와 이장댁이 난데없이 나타난 수입상과 한판 실갱이를 벌이는 장면이다. 이때 농촌총각 우식에게도 가슴을 설레는 사랑이 시작되는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뽀글머리 미용실'의 영자씨.
네번째 마당에서는 10년에 한번 올까말까 한 태풍과 홍수로 우식의 비닐하우스가 수재를 입는 장면. 우식의 마음은 가뭄철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설상가상으로 영자씨와의 결혼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우식은 농촌을 떠날 결심을 한다.
다섯째 마당에서는 "아따! 올해는 풍작이네! 풍작!"이라며 가을걷이에 한창인 불티리 마을의 장면이 펼쳐진다. 누렇게 익은 벼로 넘실대는 황금 들녘처럼 우식의 마음도 풍요로움으로 물결치고 영자씨와의 결혼식을 앞둔 우식의 마음을 더할 나위 없이 좋기만 한데. 결혼을 축하하는 신명나는 풍물소리와 마을 사람들이 벌이는 대동놀이로 공연은 끝이 난다.
큰들 배우들은 그동안 <순풍에 돛달고> <여자 죽자 살자> 등의 마당극 공연을 통해 연기력은 인정받아 왔다. 이번 마당극은 한층 무르익은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농민연기와 실제 농촌의 일상을 무대로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장면표현이 마치 잘 익은 막걸리 같이 시원함을 전달해 준다.
전민규 대표는 "농촌의 현실과 농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최근 계속되는 각종 수재와 농산물 수입의 홍수 속에서 시름에 잠겨있는 농민들의 갈라진 가슴에 시원한 단비같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큰들은 올해 11월까지 우선적으로 전국 각 읍·면 단위 농촌지역 10곳을 선정해 공연을 벌인다. 오는 10일 진주에서 진주농민회 등과 협조해 농민을 대상으로 공연을 갖고, 앞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연계해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 큰들문화예술센터
2006-08-08 08:36
ⓒ 2006 Ohmy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