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내라! 가둬두기엔 재주가 너무 아깝다(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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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일보 작성일2008.01.10 조회5,392회 댓글0건본문
꺼내라! 가둬두기엔 재주가 너무
아깝다
2006 큰들 '젊은 & 끼' 경연대회
김정희 기자 kjhee@gnnews.co.kr 2006-11-07 09:30:00 |
"자~ 여러분,즐길 준비 됐습니까? '젊음&끼' 이제 출발합니다."
지난 5일 오후 6시를 넘자 쌀쌀한 날씨에도 진주산업대 강당으로 향하는 발길이 제법 많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2006큰들 '젊음&끼' 경연대회가 있던 날.
200여석의 작은 공연장이지만 자신들의 친구나 아이들을 응원하거나 열띤 경연을 보기를 위해 찾아온 청소년들과 어른들로 객석은 가득 메워졌다.
큰들 단원들의 모듬북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경연대회는 청소년들과 대학생 등 총 10팀이 출전해 노래뿐 아니라 마술, 댄스, 오카리나, 연극까지 다채로운 장르들로 꾸며졌다.
크든 작든 보통 무대에 서면 떨릴 법도 한데 예선이 있었던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려는 열정이 가득해선지 객석을 바라보면서 무대에 서는 출전 선수들의 모습에는 긴장하는 기색이 그다지 없고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제츠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날 10팀 중 지난해 이 대회 예선에서 탈락해 올해 재도전을 한다는 부설중학교 김미나 학생은 "솔직히 떨리기도 하고 같은 대회에 또 출전하는 게 망설여졌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출전하게 됐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 그 의지 만큼인지 이날 김미나 학생은 3등을 수상했다.
이날 진주 삼현여고 '연.우.리'의 연극작품 '나비들의 여름'은 관객들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10월 개천예술 학생연극제에서 우수상 등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날 공연에는 원작에서 많이 축소된 공연이었지만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와 어우러진 학생들의 합동 연기에 관객들은 많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작품 중에 등장하는 수박밭을 연출하기위해 잠시 조명이 꺼지자 몇몇 아이들이 재빠르게 올라가서 수박모양의 소품을 여기저기 흩어놓는 모습또한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기도 해 1등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수상을 한 삼현여고 한 학생은 "수박밭을 만드느라 뛰어나는 스탭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하자 관객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또한 참가자 중 감미롭고 청아한 오카리나를 연주한 진주보건대 김선민씨는 대학을 들어간 20살때부터 오카리나를 혼자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이날 김씨는 오카리나 연주를 끝내고 우리들에 익숙한 민요 '뱃노래' 를 편곡해 대금연주로 선보여 관객들에게 늦가을의 정취를 다시한번 느끼게 했다.
이날 7세 아이를 데리고 온 김수한(진주 칠암동)씨는 "청소년이고 대학생이지만 노래도 그렇고 댄스도 그렇고 학생들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실력이 있는 것 같다."며 "대회를 보러온 사람들도 그렇고 출연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신나는 무대매너와 신나는 관객들의 반응이 혼연일체가 된 것 같아 작은 공연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큰들 경연대회의 심사기준은 조금 특이하다.
예술적 기량 30%, 무대 매너 20%, 의상·소품 20%, 관객 호응도가 30%이다. 내용 그대로 보면 별다를 게 없지만 관객호응도는 자신이 응원을 하러 온 친구들이 아닌 함께 경쟁을 펼칠 타 참가단체에 얼마나 많은 박수를 보내 주느냐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는 것.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일식 YMCA사무총장은 "바깥 날씨는 추운데 이곳은 열기가 너무 가득해 여름날씨같다"며 "앞으로 수상 영광을 안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열정만큼이나 언론이나 큰 공연도 좋지만 동네의 작은 공연에도 참가해서 즐거운 축제에 참여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라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 축하공연으로 멋들어진 트로트로 분위기를 한층 더 달궈준 지난해 대회 1등 수상자 황수연 양은 "지난해는 중학생이었는데 이제 고등학생이 됐다"며 "1등은 100만원이 수여되는데 집에 100만원을 들고 가니까 엄마가 제일 좋아하셨고 후에 앞으로 공연 일정도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큰들 노래자랑 '젊음&끼'에서 1등은 '나비들의 여름'을 공연한 진주 삼현여고 연극동아리 '연.우.리'(연극)가 차지했고, 2등은 김재일군 등 진주지역 연합팀(마술), 3등은 진주교대 부설중 김미나 양(노래), 특별상은 간디고 황진섭군(댄스), 인기상은 진주보건대 김선민씨(오카리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경연대회는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 같은 큰 규모의 행사는 아니지만 참가자나 관객이나 이들에게는 자신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펼치고 볼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자리가 된 것 같았다.
▲사진설명=2006큰들 노래자랑 '젊음&끼'에서 1등을 차지한 진주 삼현여고 연극동아리 '연.우.리'의 '나비들의 여름' 공연 모습과 그외 경연대회 모습과 관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