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환 <밝은 땅 다솔축제> 상임위원장 (200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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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8.01.10 조회6,076회 댓글0건본문
오태환 '밝은 땅 다솔 축제' 상임위원장 | |||||||||
"동네 사람들, 함 놀아 보입시더!" 사천 곤명면 25개 마을 모인주민 자생적 축제 운영 맡아 큰들·마을 이장들 '도움' 이끌어돼지에 풍물까지 즐기는 잔치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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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인사말치고는 투박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런데 그 투박함이 오히려 정겹다. 바로 달려가서 "놀아 보입시더∼"하는 말에 맞장구라도 치고 싶어진다. 지난달 31일 사천시 곤명면 완사마을에서는 '밝은 땅 다솔 축제'라는 잔치가 열렸다. 곤명면에 속한 25개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으며, 그들이 모인 완사 운동장에는 국밥과 돼지 수육이 김치와 함께 먹음직스레 차려졌다. 그리고 그 한편으로는 조그만 무대도 세워져 풍물과 마당극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면민 체육대회'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또 그것은 아니었다. 굳이 이 잔치를 수식하자면 '주민 자치 자생적 축제'라 이름 붙일 수는 있겠다. 행정의 재정적 지원 없이 주민들이 직접 축제 프로그램을 짜고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이 잔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 중심에 오태환(사천시 곤명면·52) 씨가 있었다. 오태환 씨는 곤명면 작팔리에서 감 농사를 짓는 젊은(?) 농사꾼이다. 동네에서 최연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젊은 일꾼'이 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긴 했지만, 실제 그의 모습은 '젊은 패기'로 똘똘 뭉쳐 있었다. 이번 잔치에 오태환 씨가 맡은 역할은 '밝은 땅 다솔 축제 상임위원장'이다. 4년 전 곤명면 완사마을에 둥지를 튼 '큰들 문화예술센터'의 도움을 이끌어 내고 동조자(?)들을 조직해냈다. 특히 곤명면 각 마을 이장들이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잔치 준비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200여 명. 이들이 곧 '밝은 땅 다솔 축제' 추진위원이 되는 셈이었다. 이들 200여 명은 각자 자신의 처지에 맞게 잔치 준비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돼지를 기르는 사람은 돼지 한 마리를 선뜻 내놓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은 3000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인 돈이 700여만 원. 질펀한 잔칫상을 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잔칫날 당일은 조기축구회와 의용소방대 등에서 차량을 이용해 각 동네에서 주민들을 모시고 왔다. '잔치판'에 일가견이 있는 '큰들 문화예술센터'가 곤명 완사 마을에 본거지를 둔 것이 '밝은 땅 다솔 축제'의 탄생에 큰 역할을 한 듯도 보이지만, 또 '큰들' 역시 주민들과 함께한 판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오태환 씨와 동네 주민들이었다. '큰들' 자신도 "보조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오태환 씨는 "'큰들'이 우리 마을에 들어오고 나서 풍물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문화 행사가 부족한 게 아쉬웠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시나 면에서 주관하는 행사만 있었다 뿐이지 우리가 직접 나서서 축제를 기획하는 일은 더더욱이나 없었죠. 마침 농촌 현실을 반영하는 공연을 해온 '큰들'이라는 유명한 단체도 있고 해서 잔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 씨와 완사마을 주민들의 이러한 바람과 요구를 '큰들'이 꺼릴 리는 만무했을 것이고, '자생적 축제'의 소중한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농사지으랴, 잔치 준비하랴 바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 씨는 "이거 준비 안 해도 바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요즈음 감 따느라 정신이 없어요. 한 번 신나게 놀아보는 거지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곧장 잔치판 속으로 스며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