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공연으로 한일 하나되다(2008.12.09)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8.12.12 조회6,090회 댓글0건본문
음악과 공연으로 한일 하나되다 | ||||||||||||||||||||||||
큰들문화센터-일본노동자음악감상회 '로온' 교류 현장 59년 역사에 50여 개 지부…3년 전 광주서 첫 만남 사천 연습실서 각 나라 전통춤 등 선뵈며 우정 확인 | ||||||||||||||||||||||||
| ||||||||||||||||||||||||
지난 7일 오후 8시께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에 있는 사천큰들 연습실. 주말 저녁 큰들문화예술센터(큰들) 단원들이 뭔가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비공식 공연이지만, 3년째 교류해온 일본 노동자음악감상회 '로온(Ro-on)'과의 교류회를 위해서였다. 큰들 단원 35명과 '로온' 회원 25명, 공연 관계자까지 모두 70여 명이 모였다. '로온'은 일본 '노동자 음악감상 협의회'로 창립한 지 59년 된 유서 깊은 단체다. 도쿄·홋카이도·우베·시소·가쿠가와 등 일본 주요 도시마다 지부를 둬 현재 5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을 맞아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광복절 행사에 참여했고, 이 자리에서 큰들과 처음 만났다. 이후 교류를 지속했고, 올해 여름 큰들 마당극 <순풍에 돛달고>가 초청돼 일본 순회공연을 했고, '로온' 회원 100여 명은 큰들로부터 사물놀이를 배우기도 했다. '로온'은 공연, 서명운동 등 다양한 시민운동과 문화 활동을 벌여가고 있다. 큰들뿐 아니라 베트남, 쿠바 등 여러 나라 단체들과도 문화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왕성한 활동으로 쿠바 정부로부터 '연대 대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 친구의 소개로 '로온' 회원이 된 한국인 김형수(32) 씨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공연으로 교류하지만, 회원들은 임진왜란부터 시작된 '침략의 역사'를 미안해하고, 사과하려는 마음을 지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사회에서 이렇게 뜻을 모아 십시일반으로 운영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사람을 일일이 만나면서 좋은 의지와 공연을 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류회는 '로온'과 '큰들'이 새로운 형태의 한·일 교류를 만드는 자리였다. 비록 언어와 삶은 다르지만, 이날 모인 이들은 음악 또는 공연 등 매체로써 소통했다. 여기에 희망과 평화를 바라는 뜻도 곁들였다. 로온의 하시모토 사유미 씨에게 선물을 전해준 창원큰들 단원 조정이(34) 씨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이 순간 행복해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교류회에 참가했다는 '로온' 회원 이와이 미야코(29) 씨는 "뉴스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는데, 교류회를 통해 어울리면서 따스한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말로 "다음에 또 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로온' 회원들은 '아름다운 사람 큰들이여, 한마음으로 평화를 꽃피우세'라고 쓰인 기념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아울러 그동안 교류할 때 찍었던 사진을 담아 '우정·평화·사랑'이라고 적힌 2009년 달력과 '로온' 노래집 등을 선물했다. 츠쿠타니 오사무(59) 사무국장은 "큰들과 인연, 올해 여름 공연 등은 재일한국인과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였다"며 "지금까지 한국 내 단체 가운데 큰들처럼 깊은 관계를 맺은 단체는 없었다. 우리가 가슴 뜨겁게 교류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큰들 전민규 대표는 "큰들이 맨 처음 만난 외국인들이 '로온'이다. 지난 아픈 기억을 딛고, 아름다운 만남으로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는 단체다. 우리에게 세계를 넓게보는 눈을 가르쳐줬고, 우리 민족의 재산이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날 모인 사람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팔짱을 낀 채 '아름다운 사람이 음악을 만들고, 아름다운 음악이 사람을 키운다' '나란히 가지 않아도'를 함께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