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좀 더하면 '10점 만점에 10점'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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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9.05.05 조회6,628회 댓글0건본문
![]() 풍자 좀 더하면 '10점 만점에 10점' | |||||||||
큰들 마당극 <진주城(성) 싸울애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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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도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주 사람들, 즉 '싸울애비들'은 진주대첩 당시 왜군에 맞서는 숭고한 삶을 택했다. 지난 1·2일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의 마당극 <진주城(성) 싸울애비>(극작 이명자·연출 최진)가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유등, 육회비빔밥, 소싸움, 남강, 비단 등 진주를 나타내는 요소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마당극 특유의 흥과 감동도 어우러졌다. 덕팔이와 강자가 딸 달래를 10초 안에 낳는 장면이나 김생원의 대금 소리, 홀아비 옥봉아재와 과부 사봉댁의 사랑 등이 재치 있는 대목들이다.
이번 작품으로 연출로 데뷔한 최진 씨는 "마당극은 모두의 힘이 모이는 공동창작이고, 무대에 서면 작품은 오로지 배우들 몫"이라며 "시행착오를 거쳐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쉬운 점은 극 중 김생원을 통해 양반과 조정을 희화화하는 대목이 지금 시대를 풍자하는 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거다. 애초 짧게나마 포함키로 했던 장자연 리스트에 얽힌 '성상납' 이야기는 없앴다고 했다. 큰들의 다른 작품 <굿모닝! 허도령>에선 '쥐박'을 빗댄 낱말로 현실 정치를 까발리는 모습이 있었다. 1970년대 이후 마당극이 대학생·노동자·농민의 자기표현 수단이자 저항과 민주화를 외치는 매체였던 걸 되새긴다면, 가시 돋친 풍자를 곁들이진 못한 것 같았다. 극이 좀 더 탄력을 받으려면 지금의 흥과 감동에다가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더해야겠지 싶다. 지역 주민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오늘날을 비판함으로써 단순한 지역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웃고 우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큰들은 4일(월)부터 7일(목)까지 산청한방약초축제에서 마당극 <허준>을 공연한다. 문의 055-852-6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