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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투데이] 특별기고 - 인정이넘치는 라오스...하은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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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응암라이 작성일2011.05.15 조회4,1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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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ean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2754

손에 손잡고 불렀던 강강수울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라...
2011년 05월 15일 (일) 17:15:01 큰들 하은희 단원 webmaster@aseantoday.kr

   
▲ 큰들문화예술센터에서 장구를 담당하는 배우 하은희 단원

“빼어난 자연 경관을 보려면 베트남으로 가고, 화려한 문화유적을 보려면 캄보디아로 가고,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 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49개의 다민족 국가, 열대 몬순기후, 연 평균 기온 26.5도, 국토의 80%가 산악지대인 불교와 사원의 나라 라오스.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러, 그들과 우리의 문화로 교류하고 소통하고자 라오스로 갔습니다.

라오스에 처음 도착한 도시는 루앙프라방이었습니다. 양력으론 4월이지만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새해라고 합니다. 신년 축제가 펼쳐지는 루앙프라방, 축제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 설레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라오스인들은 부처의 불상을 향기나는 물로 정성스레 닦고 씻으며 한해를 시작한다 합니다. 부처를 씻고 난 물은 성수로 여겨져 그 물을 자신의 아이들과 집의 구석구석 그리고 가축들에게 뿌리며 행운을 빌었다 합니다. 그 전통이 오늘 날 삐마이 물 축제로 이어졌다 여겨집니다. 루앙프라방 거리를 오가며 저도 그 물세례(?)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같은 루앙프라방 공항은 느낌이 색달랐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여권검사대며 나무문은 옛날 우체국을 연상케 해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생각보다는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온 게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왠지 정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공항을 나서자, 한국 교포분들이 마중을 나와 계셨습니다. 루앙프라방 공연을 함께 하기 위해 비엔티엔에서 여기까지 10시간동안 차를 몰아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고맙다” 인사하며 뜨거운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 라오스 삐마이 루앙프라방 특별공연에는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사진/루앙프라방 김영렬 기자]

쿵 쿵 쿠쿵~~ 신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루앙프라방 중심 거리에 풍물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신기한 소리, 신기한 옷차림, 처음 보는 몸놀림에 라오스인들도, 여행 온 외국인들도 놀란 눈으로 쳐다봅니다. 마주치는 눈마다 환하게 웃으며 손뼉을 쳐줍니다. 이렇게 반응이 좋다니 놀라웠습니다.

길놀이에 이어 풍물판굿 공연! 머리꼭대기에서 뭔가 하얀 끈이 돌아가는 상모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그것만 하나요? 손으론 악기도 치고, 춤도 추지요... 박수치는 것도 잊어버린 듯 넋이 나간 모습들입니다. 난생 처음 보는 풍물굿이 얼마나 신기할까요? 뿌듯한 마음에 속으로 외쳐봅니다. “이것이 까올리, 코리아, 한국의 전통예술입니다!” 라구요.

풍물판굿으로 흥을 돋워 대동놀이로 이어졌습니다. "강강수울래" 노래에 맞추어 관객들이 하나, 둘 손에 손을 잡고 원을 돌기 시작합니다. 어느 샌가 모여든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노래 부르며 춤을 춥니다. 첫 만남의 머쓱했던 마음도 어느새 스르르 녹고 한껏 웃으며 즐기는 모습들입니다. 특히 기차놀이와 문지기 놀이는 라오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습니다. 깔깔깔 아이들의 웃음소리, 익살스러운 표정들이 정말 예뻤습니다.

대동놀이의 마지막은 단심줄놀이! 단심봉 끝에는 라오스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있습니다. 두 나라의 국기 아래서 모두가 하나의 마음(丹心)이 되어 열여섯개 색띠를 꼬았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딪히기도 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모두들 줄 꼬기에 익숙해진 듯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 루앙프라방을 찾은 단원들은 잠시 짬을 내 관광지로 유명한 꽝시폭포를 찾았다. [사진/루앙프라방 윤명현 기자]

어느새 다 꼬아진 단심줄... 줄꼬기에 흠뻑 빠져있던 관객들이 줄을 놓고 단심봉 주위를 돌기 시작합니다. 자신은 줄을 올렸다 내렸다 했을 뿐인데 어느덧 예쁘게 꼬아진 단심줄을 신기한 듯 쳐다 봅니다. 풍물소리 드높아집니다. 팔을 올려 우리 춤을 따라해 보는 외국인들도 눈에 띕니다. "쿵따쿵 쿵따쿵" 가슴 뛰는 휘모리장단에 너도 나도, 얼굴색, 국적 상관없이 한 덩어리가 되어 춤을 춥니다. 술렁 술렁 공간이 춤을 춥니다.

공연이 끝난 후 현지 아이들에게 공책을 나눠 주었습니다. 학용품이 귀하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우리 마음을 알았는지 환한 미소로 마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용감하게도 공연자들에게 악수요청을 해왔습니다. 연신 악수를 하느라 한참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공연을 본 한국 교포분들도 가슴벅차하셨습니다. 마음에 쌓인 고향을 향한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이렇게 공연해준 큰들 단원들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하시며 인사를 하셨습니다. 타향에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교포분들에게 작으나마 위안이 되었다니 정말 기뻣습니다.

매순간 가슴 벅찼던 4번의 루앙프라방 공연들을 마치고 우리는 수도 비엔티엔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가 공연할 라오스 국립문화예술회관은 아름다웠습니다. 라오스에서 하나 밖에 없는 국립극장이라는 말을 들으니 더 놀랍고 영광스러웠습니다. 비엔티엔에서는 우리 교포분들이 많이 와 주셨습니다. 마지막 공연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남은 힘 모두 쏟아 열정적으로 공연하였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5번의 공연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습니다. 눈을 감으면 라오스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환하게 웃던 모습, 키 큰 외국인 아저씨가 아이들이 만든 동대문을 통과하며 애를 먹던 재미있는 모습들, 교포분들의 흥에 겨운 어깨춤사위들, 손에 손을 잡고 불렀던 "강강수울래" 소리가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자연도 사람도 순박한 나라,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라오스에 울려 퍼진 한국의 소리, 그 아름다운 울림과 만남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큰들문화예술센터 하은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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