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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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숙 작성일2008.02.16 조회6,187회 댓글0건본문
오늘은 96번을 타고 출근했습니다.
진주여중에서 일찌감치 버스에 올랐고 맨 뒷자리 창가쪽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정류장을 지날 때 마다 한사람, 두사람 승차하고 빈자리가 채워졌습니다.
제가 앉은 맨 뒷자리에는 네 사람이 앉아있었는데(채워앉으면 다섯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
망경동 쯤 지나 50대쯤 아주머니가 맨 뒷줄 앞에 오셔서
"같이 좀 앉을 수 있을까예?" 하셨습니다.
네명 모두 조금씩 댕겨서 아주머니가 앉으셨는데....
아주머니 말씀이 참 이쁘단 생각이 가만히 듭니다.
"내도 좀 앉읍시다."라는 자기 입장에서 하는 말보다
"좀 댕기 보이소"라는 일방적인 말보다
"저기.... 좀..."라는 애매한 말보다
또는 아무 말없이 무언으로 다른 사람이 움직여 주길 바라는 삭막한 제스추어 보다
"같이 좀 앉을 수 있을까예?"라는 말이 참 이쁘고 상냥한 말인 것 같습니다.
말이 이쁘니깐 아주머니도 이뻐 보입니다.
나도 저 아주머니처럼 이쁜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생각하는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