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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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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운 작성일2014.02.14 조회3,698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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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월대보름날~~~
설보다 재밌는 세시풍속이 더많은 날이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더위를 팔고 부름을 깨물어 피부병을 예방하고
오곡밥과 묵은 나물로 원기를 충전합니다.
보름이 지나면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지요.
그래서 앞으로 열심히 일할 소에게 사람먹는 밥과 똑같이
키에 담아서 소에게 대접합니다
온동네 사람들이 며칠전부터 달집을 준비해서 달이 떠오르면
한해 소원을 빌고 담아서 달집을 태우지요
아이들은 밤새 쥐불놀이....
이제는 많이 사라진 옛풍습들이지만 아직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우리의 세시풍속문화를 보면서 어릴적 기억이 잠시 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대보름전날 동네형들이 달집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도 흔쾌히 허락하셔서 나이 많은 형이 경운기를 끌고 나왔고
다른 형들은 지게에 낫들을 준비해서 제법 깊은 동네 뒤산에서 대나무를 끊고 소나무를 했지요
동네에서 좀 높은 곳에 위치해있던 타작마당에 그 나무들을 부려놓고
정말 신나게 달집을 만들었습니다.
 동네형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큰나무들을 척척 옮기고 새끼줄로 묶어가며 올라가는 달집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크지 않은 달집이었을텐데 그때는 그게 얼마나 커보이던지요
어른들도 나와서 조금씩 도와주시기도 하셨지요.
그리고 대보름날 달집에 불을 붙일려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할때였습니다.
저멀리 오토바이 한대가 왔고 오토바이를 타고온 아저씨와 동네 어른들의 얘기가 잠깐 오고간 다음
그 달집은 태우지 못한채 그대로 허물었습니다
산불의 우려가 있으니 달집을 못태우게 했지요
그때 정말 서운하고 서러워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한때는 만들지도 못하게 했던 달집이
이제는 진주 곳곳에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높이 솟는걸 보면
왜 유독 그 기억이 강하게 나는 걸까요
하긴 설도 신정에서 설로 다시 돌아온게 그렇게 오래전이 아닌거 같습니다.
 
오늘 달집 태우기에 소박한 소원하나 빌고
큰들 풍물 소리에 정말 신명을 다해서 춤추시는 어르신들
오늘만큼은 모든 근심걱정 달집에 다 태워버리고 신나게 엉덩이 흔드는 모습에 뭔가 찡했습니다.
끈질긴 우리의 풍속과 문화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발렌타인데이인 오늘 달다란 초콜렛도 좋지만
묵은 나물과 오곡밥 그리고 다함께 모여 축제의 큰 한마당에서 함께 춤춰보는것도 참 좋네요.
대보름이 지나면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오늘을 보내며 그런 농사 짓는 마음으로
2014년 일년을 정말 열심히 살아보리라 다시 다짐해봅니다
 

댓글목록

공감님의 댓글

공감 작성일

우와~ 고운님의 글을 읽으면서 정월대보름에 새롭게 알게되네요.
참말 새롭고 재밌어요. 그리고 어릴적 추억을 읽어내려가며
저도 그달집을 만들던 일원인양 덩달아 속상하고 억울한 맘에 씩씩대게 되네요.  ㅎㅎ
내년 보름엔 저도 미리미리 몸과 맘의준비를 해서 제대로 보름을 쇠어보리라 다짐해봅니다.

햇살님의 댓글

햇살 작성일

고운님 덕분에 내가 잘 몰랐던 대보름날의 풍속을 정감있게 알게되었네요. 고마워요^^
소에게 우리먹는 음식 그대로 먹인다는 얘기가 감동이예요^^

담쟁이님의 댓글

담쟁이 작성일

정말 멋있게 보였을 동네 형들이며 못태우게 됐을 때의 속상함들이 그대로 전해져와서 제 맘도 뭔가 아리아리하네요..
저는 설 지나 보름까지 복 빌어주어 다니는 큰들 메구패들 보면 참 멋져 보여요^^
큰들에 안왔으면 그냥 무심히 보냈을 정월대보름..
이렇게 좋은 의미가 재미가 있다는걸 평생 모르고 살았다면
엄청 억울할듯요 ㅋㅋ

풍경님의 댓글

풍경 작성일

이 글을 읽노라니 엄마생각도 나고,...마음이 고와집니다.
저희 엄마도 달집태우기행사에 늘 애써 찾아가셔서 속옷도 태우시고, 소원도 꼬박꼬박 빌고 계셨따는걸
이번에 알았거든요^^
그래서인지 특히 올해는 우리의 좋은 세시풍습속에 마음 아련해지는 부모님의 깊은 사랑까지 더해지는 대보름행사였네요.
한살 들때마다 많은 것들이 더 의미있게 찾아옵니다.

우리 주위에 아직까지 잘 전해져오는 이런 풍습들과 더불어 완사주민들과 큰들이 풍물로 더불어 하나된
이번한주는 참 가슴 벅차게 고맙습니다.

cho님의 댓글

cho 작성일

저는 달집태우기를 텔레비전에서만 봤었는데..
큰들에 와서 이렇게 직접 함께하니까 그 감동스런 마음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네요.. ㅠㅠ
설날 지나고 정월대보름도 지나고~~
이제는 정말, 봄이 문밖에 와있는 듯 해요.. 아... 이 설레임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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