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문화의 집 사물놀이교실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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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철 작성일2008.12.19 조회4,544회 댓글0건본문
산청문화의 집 사물놀이교실 발표회를 했습니다.
발표회 전날, 회장이신 이태희씨께서 사물놀이공연에 앞서
소감 한 마디를 부탁드렸었는데 글로 준비를 해오셨습니다.
미리 소감문을 준비한 것도 놀랍고 고마운 일인데
그 문장이 구구절절이 감동과 정성이 담겨있어 회원들에게도 오신 손님들에게도 많은 감동과 즐거움을 주셨습니다.
솔뫼바람 풍물단 서원 비나리.
한더위 기승을 부리던 7월 말, 옛 할배들 말씀에도 인간이 서로 만날라 카먼 보통 인연으로 되는기 아니라던데, 산청간디학교를 놓고 여기 저기 동서남북에서 살던 우리들이 "서로 모여 풍물 사물놀이 한 번 배와보자!" 산청큰들에서 기별이 왔겄다.
내사 여태까지 음악이라카먼 서양음악 빠이롱, 삐아노거튼 악기앞에서 비바비바 시라삿코, 땅띠동 손가락 안보이게 쳐대는 멜로디 듣다가 끝났다 싶어 다른 사람 박수치면 따라서 박수 억세게 치는 그거시 음악인줄 알았제. 하도 서양물건이 최고다! 이래싸니, 언제 우리 할배들이 대대로 즐겨하시던 풍물을 생각이나 해봤나? 오래전 논에서 팔서드 부치고 일하다가 힘들 때면, “한판 놀고 하자!” 어이!
한해 농사 다짓고 난뒤 수양버들 나무 밑에서 “갠지갠지 갱갱 꽹과리, 징소리 한판, 쿵쿵쿵 쿵 쿠궁, 쿵쿵쿵 쿵 쿠궁 북소리, 덩덩 쿵따쿵 쿵따쿵따쿵따쿵 장구소리 내어 네 가지 소리가 합수하여 사물되어 우리네 간장을 흥분에 도가니탕으로 만들던 그 소리 악기들...
내가 직접 만질 줄이야 올 여름만 해도 까맣게 몰랐었제.
와따! 그동안 우리들 모야 기역 니은 한글 가르키듯 한 가지 두 가지 가르쳐 주신 우리 싸부님 정용철선생님 모시고 꿈같은 5개월이 삽시간에 지나갔어라. 어제까지는 실감이 안나더마는 오늘 유니폼을 딱 바까입고 낭께 아이고!
벌써 사물초등학교 학예발표회 하는갑네, 그랑께 오늘이 우리 풍물반 졸업식 한마당이라, 여태까지 열씨미 한자라도 더 가르쳐 주시고 이 늘거 잘 안돌아가는 머리 배우고 돌아서면 이자뿌는 저를 일깨워 주시느라 정성을 바쳐주신 우리, 우리 사부님 정용철선생님, 옛말에도 군사부일체라, 요즘 말로 하면 대통령, 아버지, 선생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쎄임쎄임이다. 이런 말인데, 요즘 같은 시대에 대통령은 국민들 시키는대로 안하고 자꾸 땅이나 팔라캐사코 돈만은 넘들만 모으기 좋아해싸먼 “내려온나 마! 여태까지 니 월급주고, 퍼런 기와집 전세금도 엄시 살게 한기 아깝다. 고향가서 포크레인 기사나 해라!” 이렇듯 오년뒤에는 바까뿔수가 있응께 대통령은 인자 때뿔고 선생님과 어버이는 동급이라는 말씀 아래 그동안 가르치심의 노고를 감사드리며 우리 솔뫼바람단원들 정성을 모아 대표로 큰절 올립니다. 선생님 받으십시오.
한 번 두 번 연습할 때는 여태 안썼던 손목 힘줄이 땡기고 듣는 귀가 시끄럽다고 앵소리가 나더니,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내홀로 쳐도 신명이 난다. 그래! 배우는 거 머리좋은 사람들만 하는기 아이고 끈기와 오기만 있으면 세월이 좀 걸려 그러치 종당간에는 배움의 어려움 그 똥구멍을 똥침으로 푹 뚫고야 만다.
이제는 솔뫼바람풍물패, 앞으로 자주 모이고 연습해서 내년 봄이라나, 가을쯤에 마을사람들이 만들고 이웃들이 보러오는 그 유우명한 “안솔기음악회” 이런데도 초청을 받으면 한 번 가서 놀아주고 우리 솔뫼바람이 기운상승하면 그때는 푸로로 전향을 하여 한 번 연주하는데, 백만원은 좀 비싸고 적어도 이만원 이상은 받아서 막걸리 한말받고 떡 한바구니해서 우 하니 둘러앉아 신나게 놀아 후담도 서로 나누며 지내입시다.
이런기 세상사는 재미고 보람이며 낙이겠지요.
우리 단원들 그동안 여기에 모여 열씨미 배웠던 풍물 사물소리 녹슨칼 만들지 말고 한 번씩 모여 썩썩 갈아서 시퍼렇게 날을 세워 놓도록 하입시다.
여태까지는 남남이었어도 악기 들고 배운 인연이 있은 다음에야 이제 우리들은 이웃사촌 지간이라. 그랑께 우리 막내 용수가 내 조카가 되는 셈인거라. 살다보면 팍팍한 때를 만나도 전화로 불러내어 하소연도 하고 이웃사촌 지혜도 구하다보면 이 세상은 힘들 때보다 재미날 때가 훨씬 많은 곳이라는 거 알 때가 있을테고, 이웃 귀함을 몸으로 느낄 때가 오면 그런 좋은 이웃끼리 서로 울이 되고 기대어 가며 오르락내리락 출렁 대는 성난 파도 만나도 우리는 하나 또 겁 안난다. 이웃사촌이 있응께!
이렇게 살아 가입시다. 언제나 사랑고픈 그대! 여러분들과 오늘 우리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집안에 건강과 행복이 늘 머물며 떠나지 않기를 기원하옵나이다.
사랑하는 이웃들과 함께 하며 천마리 닭들의 기쁨조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는 농부이며 솔뫼바람풍물단원들을 만난 인연을 고맙게 생각하는 이태희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