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최선은 최악을 낳는다

소와 사자가 있었다
둘은 죽도록 사랑했고 결혼해서 같이 살게 된다
둘은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한다
소가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한다
사자는 싫었지만 참는다
사자도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한다
소도 괴로웠지만 참는다
참을성은 한계가 있다
둘은 마주앉아 얘기한다
문제를 잘못 풀어놓으면 큰 사건이 되고만다
소와 사자는 다투고 끝내 헤어지고 만다
헤어지며 서로에게 한 말은
'난 최선을 다했어'였다
소가 소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사자가 사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면
그들의 세상은 혼자 사는 무인도이다
소의 세상, 사자의 세상일 뿐이다
나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를 못보는 최선
그 최선은 최선일수록 최악을 낳고 만다




'최선'이라는 말은 참 긍정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을 앞두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정기공연을 앞 둔 지금도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그 최선이 어떤 최선이어야 할지...
최선에도 5%의 힘이 들어가야 최악을 낳지 않는가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