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명 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애국안동 밥 작성일2010.06.27 조회4,350회 댓글2건본문
[ 서울 사는 친구에게 ] - 안 도 현
세상 속으로 뜨거운 가을이 오고 있네
나뭇잎들 붉어지며 떨어뜨려야 할 이파리들 떨어뜨리는 걸 보니
자연은 늘 혁명도 잘하는구나 싶네
풍문으로 요즈음 희망이 자네 편이 아니라는 소식 자주 접하네
되는 일도 되지 않는 일도 없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싶거든, 이리로 한번 내려오게
기왕이면 호남선 통일호 열차를 타고 찐계란 몇 개
소금 찍어 먹으면서 주간지라도 뒤적거리며 오게
금주의 운세에다 마음을 기대보는 것도 괜찮겠고,
광주까지 가는 이를 만나거든 망월동 가는 길을 물어봐도 좋겠지
밤 깊어 도착했으면 하네, 이리역 광장에서 맥주부터 한잔 하고
나는 자네가 취하도록 술을 사고 싶네
삶보다 앞서가는 논리도 같이 데리고 오게
꿈으로는 말고 현실로 와서 걸판지게 한잔 먹세
어깨를 잠시 꽃게처럼 내리고, 순대국이 끓는
중앙시장 정순집으로 기어들 수도 있고, 레테라는 집도 좋지
밤 12시 넘으면 포장마차 로진으로 가 꼼장어를 굽지
해직교사가 무슨 돈으로 술타령이냐 묻고 싶겠지만
없으면 외상이라도 하지, 외상술 먹을 곳이 있다는 것은
세상이 아직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뜻 아니겠는가
날이 새면 우리 김제 만경 들녘 보러 가세
지평선이 이마를 치는 곳이라네, 자네는 알고 있겠지
들판이야말로 완성된 민주대연합 아니던가
갑자기 자네는 부담스러워질지 모르겠네, 이름이야 까짓것
개똥이면 어떻고 쇠똥이면 어떻겠는가
가을이 가기 전에 꼭 오기만 하게
==============================================================================
6월 웹진 초안 올랐을 때, 생일자 명단에서 니 이름을 본 것도 같다.
내가 입만 열면 홀딱 깨서 글치 나름 섬세한 영혼이란다.
실은 손편지 욕심에 며칠간 원고지를 넣고 다녔더랬다.
그러나 신은 나에게 미친 미모와 짧은 다리, 발로 글쓰는 재주까지 함께 주셨지.
선본이나 비대위가 꾸려져 과동기들까지 데려다 자보 쓸 때도 난 남자들이랑 pc 묶었다.
나 띄엄띄엄 본 언니들은 그랬지. "임윤, 너도 빨랑 자보 써!"
마지 못해 한 장 쓰면, "음... 그래.. 고생했다. 넌 그냥 정책하는 게 맞다. 그래, 그래.."
난 정성 가득한 손편지 쓰고 싶었다.
근데 발이 말을 안 듣더라.
학원 애들도 그런다. "쌤 말대로, 책 안 읽고 필기 안 하는 국어쌤은 조선에 쌤 뿐이어요."
토욜에 녹두 99'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나름 고학번 축에 끼는 99' 결혼식에도 달랑 다섯 모였다.
작년 말 광직 선배네 돌잔치 때 보니 해오름은 우리 보다 먼저 박살났고..
개 콧구녕만큼 벌어도 애들 앞으로 밥값 부쳐 줄 때가 좋았는데..
내가 활자 알러지가 있어 A4 한 장 넘어가는 건 싫고, 시나 종종 본다.
이 시 내가 많이 좋아하는 거라..
창원 사는 친구에게 전한다.
아직 12시 전이다. 생일 축하햐. 혹시, 생일 아님 말고..
살짜쿵 보고싶을라칸다.
댓글목록
소님의 댓글
소 작성일
음.... 쬐깐한 윤흰가보군.
시가 좋으네.
정작 생일당자는 이글을 못본듯 하고...
무언가를 잊지않고 품고 사는 듯함이 엿보여지니
반갑기까지 하구나.
건강하게
잘 지내그라.
애국안동 밥님의 댓글
애국안동 밥
언니~~~! 쪼매난 유니 맞아요. "밥"^^
글찮아도 이틀째 언니 생각 나던 중..
9월에 녹두 전체 모임 해 보려구 89'선배까지 전화했거든요.
윤은경님 연락처 수소문하려니 당연 "류은경"님도 생각이 났지요ㅋ
막 갖다 붙인 거 아니에요. 진짜진짜임ㅠ
큰들 오랜만인데, 자유게시판이 아니다 보니 아직 제 글이 남아 언니를 다 만나네요.
명희랑은 따로 연락했다구욧!
제가 언니 연락처를 몰라요. 여기 제 번호 남길테니 혹시 보시게 되면 문자 한 통 주세요^^
[ 011 - 9372 - 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