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3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 다 가는 대학진학 대신
큰들 유학을 결심하고 한국에 온 일본 부슈로온의 무로하라 쿠미.
어느새 7개월이 훌쩍 지나 쿠미는 이제 어엿한 한국인 같습니다.
말도, 노래도, 좋아하는 음식도, 품성도 완전 큰들 사람입니다.

나긋나긋 조용한 말투, 그러면서도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커진 목소리에는 힘과 자신감이 묻어나구요.
별로  빠르지 않은 행동거지에는 침착하고 차분한 쿠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있는 것 같습니다.
웃을 때면 입가에 작은 보조개가 생겨 웃는 모습이 더욱 예쁜 쿠미는 
지난 7개월동안 웃음도 많이 늘어서 눈가에, 입가에 늘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뭐든 끝장을 보려는 끈기.
큰들 단원들의 생일이면 손수 그린 그림 엽서에다가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은 편지를 꼭 써주는 따뜻함.
일본에서 로온의 벗들이 오면 통역을 맡아 할 수 있을 정도로
몰라볼 정도로 늘어난 한국어 실력.
조만간 그림 전시회를 해야 할 정도로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그림 실력.
웬만한 큰들 단원들보다 훨씬 구수하게  뽑아내는 민요 한 자락.
창원큰들 130명 사물놀이에 당당히 참가할 정도의 장구실력.

그런 쿠미가 오늘 일본 나이 19살, 한국나이로 스무살 생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생일때마다 함께 했을 가족과 부슈로온의 벗들을 떠나
오늘은 큰들 식구들과 함께 조졸한 생일잔치를 했습니다.

큰들 식구들의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을 글썽이던 쿠미는
정작 자기 소감을 말하면서는 눈물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남들 다 가는 대학진학대신 큰들 유학을 결심했을 때
그래도 대학을 진학하는게 낫지않겠냐고 걱정하시던
고등학교 선생님들께
아무런 말씀도 드리지 못했다던 쿠미.
그때나 지금이나 큰들 유학하길 잘 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때 걱정하셨던 선생님들께 이제는 더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있다는 쿠미.

그런 쿠미의 스무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제 남은 17개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할 쿠미의 매일매일을 기대합니다.

4월 13일. 큰들 유학이 시작되었지요.



다행히 큰들에는 또래 친구들도 있었구요
부슈가 조금 그리워질 즈음엔 동생 타카유키도 1주일 정도 큰들을 다녀갔답니다.
 

날마다 박춘우 선생님께 그림을 배우고 김혜정 선생님께 민요도 배우고, 틈틈히 진은주 선생님께 한국어도 배우고 이은숙 선생님께 장구도 배우고... 그러다 어느 날엔 경상대학교 풍물패연합의 여름 전수에 함께 참가하는 영광이 ^^
 


큰들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과 놀러도 다니고 큰들 공연도 보러 다니고

 

8월에 반슈로온으로부터 젊은 멤버들이 왔을 때는 좀 부족한 실력이긴 하지만
이렇게 통역도 했답니다. 큰들에 온 지 겨우 4개월 밖에 안 되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오늘은 스무살 생일입니다.
(일본 나이로는 열아홉살 생일이지만, 오늘은 한국 나이로 했습니다)
여느 한국 사람 못지않게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고
여느 큰들 단원 못지않게 인정과배려가 몸에 베인 사람 쿠미.
쿠미짱.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