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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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 작성일2011.05.01 조회4,404회 댓글4건본문
10주기를 준비할때는
사지가 벌벌 떨릴 지경이었습니다.
10주기 준비위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밤이면
북받친 감정에 휘청거리고 끄억끄억 울어댔습니다.
근무중에도 무단외출을 감행하며
미친듯이 묘소를 찾아가기를 여러번
추모제를 마치고도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해
한참을 힘겨워했더랬지요.
진짜론 얼굴한번 못본 열사님인데
실은 여직도 그저 늘상 만나며 지내는듯한 존재감을 느끼며 살지요.
열사님의 동기나 선배님들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어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20년 세월을 두고도 단 한켜의 아픔도 가셔지지 못한 듯한
그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전해오는 때문이지요.
열사님 동기인 90학번 선배님들은
친구 그 이상의 끈끈한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답니다.
지금도 늘 서로가 서로를 안타까워하고 아파하고 안스러워하며
만나면 그저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기 바쁩니다.
새내기 시절부터 그러했을 그분들 중
누구는 91년 스스로 불덩어리가 되어 우리네 가슴에 꽃이되었고
그 장면을 우연찮게 촬영하게 된 그의 동지이자 친구였던 누구는
몇해뒤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고
그들과 절친인 또 누구는, 꽃같은 아내 보석같은 아이를 두고
의료사고로 앞선 두 친구의 곁으로 가버렸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남자동기인 또 누구는
먼저간 세친구의 몫까지 다 살아내기라도 해야 한다는 듯
냉철하면서도 헌신적이고 맹렬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세월에 무뎌질래야 무뎌질 수 없는 시간들이었을 겁니다.
오늘, 기제사를 지내는 동안
훌쩍훌쩍 아이처럼 울고 있는 그 선배를 보노라니
나는 차마 울지도 못하겠데요....
20주기를 준비하면서는,
거창한 기조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차마 사그라뜨리지 못하고 20년 세월
짐짓 모른체 하며, 혹은 애써 외면하며 덮어두고 지내온 아픔들이
치유되고 위로받을 수 있게
내어놓고 눈물도 쏟아보고
좀 진정으로 웃어도 괜치않을..
하여 이제 또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그런 시간을 선물처럼 펼쳐놓자 하는
의도가 컸던것 같습니다.
그런 자리에
기꺼운 걸음 해 주신 큰들 큰마음이 있어
더욱 빛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어느새 50줄을 바라보는 선배들도 있고
보셨듯이 우리 아이들이 어느새 무대에 올라 우리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주네요...
우리는,
30주기 40주기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겁니다. 오늘처럼 어제처럼...
바쁘고 겨를없을셨을텐데
시간내어 대거 참가해주신 것만도 고마운데
일방적으로 주문(?)한 듣도 보도 못하셨을 추모곡 '그대 영원하리라'를
멋지게화음까지 넣어 감동적으로 불러주시니
"역시 큰들!"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 연습하셨을 시간들을 상상하고 짐작하니
그 감동, 그 감사함... 표현할 길이 없어요.
먼저 성큼! 다가서주셔서
먼저 표현하고 마음열어 주셔서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하필 몸이 좋잖아 떨어지려 하지 않아서
먼길 오신 님들과 술 한 잔 못나눈 것이
내내 아쉽고 또 아쉽네요.
분명 또 있을,
다음 만남을 고대합니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2011년 5월 1일 늦은 밤
광주에서 다녀갑니다.
댓글목록
서지은님의 댓글
서지은 작성일
저멀리서도 봐도 너무 꼭 닮은 도연이와 아빠
언제나 봐도 씩씩하고 야무진 은경씨^^
안동대분들의 애정과 배려에 몸둘바를 몰라
다녀오고서도 그 후더운 맘이 가시지 않네요
넘 애쓰셨구요 저희가 되려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구 다시만날 그날 기다릴께요^^
명희님의 댓글
명희 작성일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요...
20주기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학교 떠나와 처음보는 얼굴들도 있고 몇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족했습니다.
낯선 얼굴이지만 재학생들이 많이 참석해줘서 감동이었구요...
선배들을 닮은 이쁘고 귀여운 아이들까지... 참 흐뭇했어요.
서툴지만 행사 하나하나 진정이 담긴 모습에 울컥울컥했어요.
그 자리에 큰들식구들과 함께해 더없는 영광이었습니다.
잊지 않고 살아갈께요, 언니...
마음속의 고향 사람들이 늘 그 자리에 그렇게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는 거...
고마워요!
감사해요님의 댓글
감사해요 작성일
안동에서 학교를 다니고, 고향을 오고가던 길목에 있어 늘 지나치던 안동..
가까이 있어도, 모르고 살아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안동을 떠나와 멀리 살고 있는 지금에서야, 김영균 열사를 알게되고,
안동대의 멋진 선배님들 후배님들도 만나고... 정말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는데 몇몇 분들이 함께 따라해주시고,
어떤 분들은 고개 숙인채 눈물만 흘리시는 모습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지요..
추모식을 치르고 이동할 때, 윤경언니가 바닥에 주저앉아 아이를 안고서 펑펑 울던 모습도 내내 잊혀지지 않구요....
연두가 흐드러진 햇살좋은 봄날인데... 20년이 지나도 어제일인듯.... 사람들은 자꾸만 눈물을 흘렸지요. 이러저러한 많은 눈물들이 모여서, 일년에 한 번이라도 진정으로 가치있는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치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늦게 알게된 열사의 삶과 그 뜻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며,
저도 열심히 살아갈게요 !
정말.. 고맙습니다. !
저도!님의 댓글
저도! 작성일
저도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안동에서 만난 샛별같은 사람들..
그들이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삶...
감동이었습니다.
울컥울컥 함께 눈물을 삼켰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고 뜨거운 생활의 전통이 있어
안동대 출신의 꽃같은 세명의 사람이
큰들 단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년 전의 4월과 5월을 돌아보고 온 듯합니다.
그이들의 내일!
매 순간을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집니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위해주고, 더 많이 행복해하며
그이들을 돌아보고 추억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