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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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천원 작성일2011.06.11 조회4,608회 댓글8건본문

점심 나절,
김명복 회원 부부께서 오셨다.
다실에 앉으시게 하고 손님이 오셨으니 평소엔 꺼두는 다실 형광등을 켰다.
그랬더니 방금 일부러 꺼달라 했다며
'훤히 보이는데 뭘.. 우린 뭐든 아껴야 돼' 하신다.
그러면서 정기공연 잘하라고 후원금 봉투를 건네신다.
그때부터 내 맘이 먹먹하다.
전기세 수도세 한푼 아끼면서 힘들게 벌고 모은 돈을 큰들공연에 보태어 주신다.
서부시장.
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하나도 덥지 않은데..
과일상자를 너무 많이 나르셔서 어깨가 아파 팔을 잘 못올리겠다는 창대유통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너무 덥제?' 하신다.
또 그러면서 공연 후원금과 수박2덩이를 안겨주신다.
중앙시장.
석유냄새같은 새수건 냄새와 손으로 찍어 내고 있는 잉크냄새가 진동하는
코딱지만한 작업장에서 수건가게 사장님은
'우리는 익숙해져서 냄새 하나도 안나는데' 하신다.
지하상가.
하루종일 먼지 풀풀나는 좁은 가게에서 미싱을 돌리며 옷수선을 하시는 아주머니.
'내가 아무리 바빠도 느그 공연은 꼭 보러 간다'
하면서 양철 돈통에 있는 돈들중에 몇장 없는 만원짜리를 다 골라 주신다.
그러고..
온김에 반년이나 미뤄둔 내 청바지를 맡기고 조그만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학생이 어제 맡긴 옷 수선을 안해놨다며 화가 나
'뭐 장사를 이 따위로 해' 하며 그냥 옷을 들고 팽하니 가버린다.
화는 나겠지만 학생이 말을 너무하네 싶다.. 하지만 내 입은 꿈쩍도 못한다.
좁은 수선실의 정적...
....................
한마디도 못하고 앉아있던 내가 건넨 청바지 수선비 2천원.
그 2천원씩 이렇게 힘들게 번 돈.. 그 후원금을 받아 들고..
나는.................
심장이 떨린다.
삼실에서 부탁한 선물포장한지를 사러 갔더니 한장에 천원.
손이 떨려 도저히 못사겠다. 고르고 또 고른다.
다시 수건가게로 가 사장님이 건네는 수박 한조각.
수박을 먹는데도 목이 멘다.
후원금을 받아 들고 사장님이랑 요즘 너무 경기가 어렵단 얘기를 나누다..
결국 뭔가 톡 건드린 것처럼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나는 삼실에 있으면 남들한테 소리 들을 일 없는데..
그 고등학생이 뭐라했는데.. 2천원....
손이 떨려서.. 흑흑.. 엉엉...
..........
다들 너무 힘들게 사시는데.. 너무 고맙고 죄송해서.. 엉엉
.........
공연 꼭꼭꼭 보러오세요'
티슈를 건네며 사람이 그렇게 착해서 되냐며 놀리던 사장님도 결국 슬쩍 손이 눈가로 간다.
공연 정말 잘해야겠다.
큰들을 믿고 좋아해주시고 이렇게 도와주시는 후원자분들..
큰들 공연 꼭 가야지 하며 기다려 주시는 관객분들..
땀 뻘뻘 흘리며 3개월간 열심히 연습하신 130명 참가자분들..
큰들정기공연의 진짜 주인공. 그분들을 위해..
꼭 공연 멋지게 잘해야겠다.
정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댓글목록
멀리서님의 댓글
멀리서 작성일
눈물이 나요
맞아요 그말이 맞아요
고맙고도 정말 고맙다는 말이요
만나는 모든 분들이 다 큰들 후원자님들입니다.
늦은 새벽님의 댓글
늦은 새벽 작성일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정말로 고맙다는 말밖에...
참..고맙습니다님의 댓글
참..고맙습니다 작성일
아... 그랬군요.. ㅠㅠ
나도 눈물이 그렁그렁......
너무나 고마운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멋진공연으로 보답할게요 ^^
맘님의 댓글
맘 작성일
나는...우리는,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이렇게 마음 깊은 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한지 한조각 아껴 써야지. 예쁜 선물 포장 해드려야지.
감사하게 건강하게 살고 공연 정말 잘해야지.
김명복님의 댓글
김명복 작성일
2천원 큰돈일까 작은돈일까 마음은 보는사람따라 다르겠지만 진짜 큰돈이다 마음속에있는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시는 그분 진정으로 박수 치고 싶네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네요 효자전 을 보며 또공연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효자란 무엇인가 잊고있던것을 기억하며 다시한번 더마음이 찡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공연을 접하면서 보고 배우며 순수한 마음 또 세상살아가는데 나쁜것은 빨리 배우고 좋은 것은 시간 많이 걸리는 것 같네요 공연 하는 모든분들 또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좀더 모든 사람들 감동주는 큰들이 되리라 믿네요
그리고 힘내시고 이번 공연 은 더욱더 성공적으로 잘하시라고 화 이 팅입니다
ㅠㅠ님의 댓글
ㅠㅠ 작성일
김명복 회원 부부.
지난 산청공연부터 하동, 남해공연까지 계속와주시고, 정기공연 7명 예약.
후원금도 주시고 참외에 죽순에 아이스크림에 음료수도 주시고 후원회원도 가입해주시고.
또 이렇게 홈페이지 정말 자주 들여다 봐주시고.
그러면서도 남들한테 과시하는 거 싫어 한다며 팜플렛에 명함도 못싣게 하십니다.
ㅠㅠ
다짐님의 댓글
다짐 작성일
정기공연을 앞둔 마지막 주말
주말도 아랑곳없이 출근해서 연습하고 준비하고..
그래도 서로 격려하고 웃고 떠들며 보내다
아~ 이제 좀 피곤한데 할 무렵
이글을 보고 정신을 바짝 차립니다.
정말 좋은 공연으로 보답해야지
도움주신 분들이 모두 뿌듯해 하실 공연 만들어야지 다짐합니다
정말님의 댓글
정말 작성일
정말, 고맙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마무리 잘해서
좋은 공연으로 뵙겠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
정말 오랜만에 연락을 했습니다.
큰들 공연 홍보와 표판매를 부탁하며....
다들 뻘쭘하고 쉽지않은 일인데,
어쩌면 그 표들 돈도 못 받고 그냥 건네고
자기 호주머니 틀어야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줄 알면서도 부탁하고 그 부탁 기꺼이 받아주는
고마운 사람들.
큰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