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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착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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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은주 작성일2009.06.23 조회4,15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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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착해질 때
                                 - 서정홍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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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렸고,

'장맛비'라는 말이 주는 지긋지긋하고 눅눅함보다는

'오랜 가뭄끝의 단비'라는 반가움이 더 컸던 그 비가 그친 오후.

열댓평 남짓한 조그만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잡초도 뽑고 

촘촘하게 자란 깻잎싹도 솎아 주었다.

솎아내긴 했으나 차마 버리기가 아까워

그 옆 작은 이랑에 옮겨 심기를 하면서

불현듯,

서정홍 님의 <내가 가장 착해질 때>라는 시가 생각났다.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저절로 착해진다'는 시인.

밭이라하기엔 좀 민망하긴 하지만 나 역시 밭을 일구고 있는데

나도 시인의 마음을 닮고 싶었으나

이랑 만들고 씨 뿌리고 거두기를 몇해나 거듭하면서도

그때가 내가 저절로 착해질 수있는 순간임을 참 많이도 잊고 산다.
 
 

댓글목록

DHKSTN님의 댓글

DHKSTN 작성일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이 힘들고 아플 때 선뜻
손 내밀지 못하였으나
당신이 도움을 청할 때 퍼뜩
그 손 잡아주지 못하였으나
당신을 응원합니다. 꼭.

세혁님의 댓글

세혁 작성일

덕심 누나 생일에 큰들에서 보내준  서정홍 선생님의 시집을 제가 슬쩍 읽었습니다.
그리고 무한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읽고 읽고 또 읽어도 계속 읽고 싶은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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