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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볼거리가 쏟아지는 뮤지컬도 아니다. TV나 영화로 익숙한 스타 배우도 안 나온다. 떠들썩하게 광고할 돈도 없다. 그런데도 오로지 작품 자체의 힘과 관객들 소문만으로,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했다. 사실상 전체 매진이다. ‘유원’, ‘파랑새’, ‘전락’ 세 작품으로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한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시리즈 이야기다.
국립극단 기획초청Pick닉
새마을금고 출자금통장 2025년 상반기 공연. 왼쪽부터 '파랑새', '유원', '전락'. /국립극단
이달 초 막을 내린 ‘유원’(각색 신재훈, 연출 전윤환)은 백온유 작가의 동명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청소년극이지만 객석엔 어른들이 찾아와 눈물 흘렸다. 참사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았으나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스카이저축은행 소녀가 친구를 통해 생존자의 죄책감을 끝내 극복하게 되는 이야기로, 탄탄한 텍스트와 과잉 없는 담백한 연출도 호평받았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파랑새’(연출 박지혜)와 ‘전락’(각색·연출 손상규)은 개막하기도 전에 2주간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파랑새’는 두 배우가 조명과 음향 외엔 아무런 장치나 도구의 도움 없
학자금대출 지급신청 이 파랑새를 찾아가며 남매가 겪는 환상의 모험을 오로지 연기로 표현한다. 알베르 카뮈 원작의 ‘전락’은 배우 손상규의 1인극이었다. 이 세 공연의 객석 점유율은 96%. 500석 넘는 명동예술극장에 대단한 볼거리도 화려한 음악도 없는 연극을 올리는데 이 정도로 관객이 몰려든 사례는 이 작품들이 처음이다.
lh국민임대아파트 지난해 박정희 예술감독 부임 후 국립극단이 처음 시도한 '기획초청Pick닉' 시리즈로 2024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작품들. 왼쪽부터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 /국립극단
국립극단 ‘기
cd 획초청 Pick크닉’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 부임한 박정희 예술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초연 혹은 재연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았지만 갈수록 상업화하는 극장 환경 속에서 재공연 기회를 잡지 못하던 작품들을 국립극단이 초청하고 제작비를 지원해 우리 연극을 대표하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렸다. 우리 연극도 문화 교류를 통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먼저 우수한 창작 신작이 레퍼토리로 자리 잡고 ‘국가 대표 공연’으로 성장하도록 마중물을 부어주겠다는 취지다.
지난해에도 일제강점기부터 활동했던 여성 통속소설가 김말봉의 작품과 작가 이야기를 녹여낸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아픈 역사 속에도 서로를 끌어안는 세 여인이 등장하는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소리꾼 이자람의 1인극 판소리 ‘노인과 바다’ 등이 호평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서, 입소문만으로 표를 매진시키는 괴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립극단 제작 공연들에 비해서도 많게는 20% 이상 객석 점유율이 높다.
조만수 연극 평론가는 “기획초청 Pick크닉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의 지리적, 브랜드적인 가치로 약화된 대학로 생태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침체된 대학로 생태계에 유통 활성화를 꾀할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성패는 작품 선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