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부산=조성룡 기자] 이강인이 '중개인'이었다.
3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파리생제르맹(PSG)과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PSG가 네이마르의 두 골과 아센시오의 한 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두며 한국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약 25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무래도 이런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단의 관심사는 역시 유니폼 교환이다. 얼마 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에서도 유니폼 교환은 화제였다. 상대팀의 주요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한 선수 입장에서는 힘들게 경기 뛴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나름대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전북 문선민은 그라운드에서 PSG 이강인에게 슬쩍 다가가 무언가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선민보다 빠른 존재가 있었다. 바로 구스타보 등 브라질 선수들이었다. 문선민은 "결과적으로 '득템'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우리 브라질 선수들이 벌써 미리 이야기를 했다더라. 내가 더 부탁하면 실례일 것 같아서 돌아섰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 종료 이후 양 팀 선수들은 각자의 라커룸으로 흩어졌다. 몇 분 뒤 전북 선수들이 한 손에 자신의 유니폼을 들고 PSG 라커룸으로 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PSG의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교환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라커룸 앞에 몇 분 동안 서 있던 선수들은 그대로 전북 라커룸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타이밍이 어긋났다. 전북 구자룡은 "PSG 선수들이 아직 씻고 있다더라"고 전하며 돌아갔다. 시간이 좀 흐른 뒤 갑자기 이강인이 전북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강인은 장비 담당관마냥 PSG 유니폼을 한 무더기 들고 전북 선수들에게 갔다. 전북 선수들이 먼저 와서 기다려준 만큼 이강인이 유니폼을 대다수 수거해 나눠주러 간 것이다.
다시 나온 이강인의 손에는 전북 유니폼이 몇 벌 들려 있었다. 그렇게 이강인은 양 팀의 라커룸을 몇 차례 왕복했다. 거의 '중개인' 수준이었다. 그 덕분에 문선민은 자신의 등번호와 똑같은 PSG 셰르 은두르의 유니폼을 받았고 박재용은 틈새시장을 노려 아센시오의 유니폼을 얻었다. 대망의 네이마르 유니폼의 주인공은? 구스타보였다. 구스타보는 PSG 라커룸에서 네이마르 유니폼을 의기양양하게 들고오며 스태프들에게 활짝 펼쳐보였다. 최종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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